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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考하기

[박태웅 칼럼]눈을 떠보니 선진국이 돼 있었다

by sundancekidd 2021. 1. 28.

리딩포지션에서 생각하게 하는 글.


www.inews24.com/view/1333621

 

[박태웅 칼럼]눈을 떠보니 선진국이 돼 있었다

었다. 한국의 코로나 확진자는 2021년 1월 7일 현재 6만7천358 명인데, 같은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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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의(定義)하는 사회


- 백서(白書)보다 녹서(綠書)를!

대학교 때 일이다. 법제처를 다니던 삼촌이 내게 물었다. “태웅아, ‘것인 것이다’하고 ‘것이다’가 뭐가 다른 것 같아?” “글쎄요, 달라보이지 않는데요.” “그렇지?, 그런데 상공부 친구들이 굳이 이걸 ‘것인 것이다’로 놔둬 달라고 우기네.” 그때는 산업과 관련한 법률과 시행령을 선진국 일본에서 마구 가져와 베끼던 시절이었다. 일본의 법조문은 대개 “ですのである”로 끝난다. 이것을 직역한 게 “것인 것이다”다. 원전을 하나라도 건드리는게 겁이 났던 시기였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후발추격국이었다. 한국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미친 속도로 앞선 나라들을 따라잡았다. ‘무엇을’, ‘왜’ 해야하는지를 물을 필요는 없었다. 언제나 베낄 것이 있었고, 선진국의 앞선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남은 질문은 단지 ‘어떻게’뿐이었다. 정답은 늘 ‘밖에서 주어지는’ 것이었다. ‘왜’라고 물어본 적 없이 수십년을 ‘어떻게’를 풀며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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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체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이렇게 토론으로 합의하고, 이슈들에 대해 전사회의 중지를 모으고 나면, 그것을 추진하는데 얼마만한 동력이 실릴 지는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정의’를 내린다는 것이다. 앞보다 뒤에 훨씬 많은 나라가 있는 상태, 베낄 선례가 점점 줄어들 때 선진국이 된다. ‘세상의 변화가 이렇게 빠른데 어떻게 토론을 하는데 2년이나 쓰나?’라는 생각이 떠오를 수 있다. 독일이 그렇게 2년여의 시간을 들여 낸 백서를, 화들짝 놀라서 교과서처럼 읽고 베낀게 4년전이다. 독일은 2년이나 시간을 들였지만, 우리보다 4년이 빨랐다. 긴 호흡으로 멀리 본 결과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단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은 문제를 정의하는 것에 사용하고 나머지 5분은 해결책을 찾는데 쓸 것이다.” 해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선진국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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